
삼성전자 NVHBM, TSMC 3나노 활용의 배경과 의미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맞춤형 HBM인 NVHBM에 TSMC 3나노 베이스다이를 활용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함께 보유한 삼성전자가 외부 공정을 선택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베이스다이의 기능 변화와 고객의 설계 요구를 통해 이번 움직임이 삼성의 반도체 사업과 HBM 공급망에 갖는 의미를 살펴봅니다.
자체 생산에서 고객별 공정 선택으로
2026년 10월 18일 로이터는 서울경제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NVHBM용 베이스다이 생산에 TSMC 3나노 공정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에 같은 공정을 요구했고, 삼성전자가 내부 검토를 거쳐 이를 수용했다는 내용입니다. 현재 확인되는 것은 보도된 생산 방향이며, 구체적인 계약 조건과 양산 물량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삼성의 기존 전략과 비교하면 변화가 분명해집니다. 삼성전자는 5월 HBM4E 샘플 출하를 발표하면서 6세대 10나노급인 1c D램과 자사 파운드리의 4나노 베이스다이를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와 이를 연결하는 로직 칩을 내부에서 함께 만드는 구조입니다. 이번 사안의 핵심 질문은 이러한 자체 생산 역량을 갖춘 삼성이 왜 NVHBM에서는 외부 파운드리를 활용하려 하느냐는 것입니다.
메모리 제어 기능까지 맡는 베이스다이
HBM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D램 칩을 여러 층으로 쌓고 그 아래에 베이스다이를 배치합니다. 코어다이가 저장 공간을 담당한다면, 베이스다이는 적층된 메모리와 AI 가속기 사이에서 데이터가 오가는 연결부입니다. 맞춤형 HBM에서는 이 연결부에 고객이 요구하는 기능을 넣으면서 설계의 중요성이 커집니다.
엔비디아가 8월 공개한 NVHBM은 가속기 칩에 있던 메모리 컨트롤러를 HBM 베이스다이에 통합합니다. 메모리 컨트롤러는 데이터를 읽고 쓰는 동작을 제어하는 회로입니다. 이를 옮기면 가속기에서는 해당 회로가 차지하던 공간을 연산 기능 등에 활용할 수 있고, HBM 쪽에서는 데이터 전달 구조를 함께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표준 HBM4E 대비 메모리 대역폭을 최대 30% 높이고 HBM 전력 소비를 15%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NVHBM 설계에 관한 회사의 발표 수치입니다. 삼성 제품의 양산 실측 성과나 TSMC 3나노 공정만의 개선 효과로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성능 변화는 컨트롤러의 배치와 신호를 주고받는 인터페이스 설계를 함께 바꾼 결과로 이해해야 합니다.
공정 통일이 고객의 검증 부담에 미치는 영향
기능이 늘어난 베이스다이에는 회로를 배치할 면적과 전력 예산이 필요합니다. 첨단 로직 공정은 이러한 설계를 구현하는 수단이 됩니다. 다만 이번 선택을 이해하려면 공정의 숫자보다 엔비디아가 여러 메모리 공급사를 어떻게 활용하려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엔비디아는 공식 발표에서 여러 업체가 공급할 수 있는 공통 NVHBM 구현 방식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고객이 공급사별 메모리를 통합하고 검증하는 데 드는 개발 부담을 줄이는 것이 목적입니다. 예컨대 AI 가속기 개발사가 메모리 공급처를 추가할 때마다 제어 회로와 연결 방식을 크게 바꿔야 한다면 설계 일정과 검증 범위도 늘어납니다. 공통 기반을 마련하면 공급처 선택에 따른 변경 작업을 줄일 여지가 생깁니다.
이 관점에서 TSMC 공정 활용 보도는 엔비디아의 설계 기준에 제조 조건까지 맞추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같은 공정을 사용하더라도 각 업체의 D램과 적층 기술에 따른 검증은 필요합니다. 공통화의 효과는 검증을 없애는 데 있지 않고, 여러 공급사가 공유하는 부분의 차이를 줄이는 데 있습니다.
삼성 메모리와 파운드리에 달라지는 의미
삼성 메모리 사업에는 고객이 원하는 베이스다이와 자사 D램을 결합해 공급 기회를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내부 공정 사용을 제품 공급의 전제조건으로 삼지 않으면, 외부 로직 공정을 선호하는 고객의 맞춤형 설계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도 앞서 삼성전자가 고객 요구에 따라 내부 파운드리와 TSMC 기반 베이스다이를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반면 삼성 파운드리에는 HBM 판매 확대가 내부 베이스다이 생산 증가로 그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자체 생산에서는 메모리 수주가 로직 공정의 가동 물량으로 연결됩니다. 외부 공정을 활용하는 제품에서는 그 연결이 약해집니다. 같은 HBM 수주라도 메모리와 파운드리에 돌아가는 사업 효과가 달라지는 셈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앞으로 삼성의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에도 영향을 줍니다. HBM 공급량뿐 아니라 어떤 제품에 자체 베이스다이를 적용했는지, 외부 공정 사용으로 새로 확보한 고객 수요가 있는지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외부 생산 비용과 공급 조건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회사 전체의 수익성이 얼마나 달라질지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공급 관리의 범위도 넓어집니다. 삼성의 D램 생산 일정에 외부 베이스다이 입고와 적층·검사 일정을 맞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객 대응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만큼, 서로 다른 제조 단계의 납기를 조율하는 능력도 중요해집니다.
맞춤형 HBM에서 달라지는 경쟁의 기준
NVHBM의 적용 범위는 엔비디아 GPU 밖으로도 확장될 예정입니다. 엔비디아는 아마존의 안나푸르나랩스를 첫 협력 대상으로 소개했습니다. 자체 AI 칩을 개발하는 기업도 엔비디아의 메모리 기술과 연결 구조를 활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메모리 업체로서는 가속기 제조사별 요구와 플랫폼의 공통 설계 기준을 함께 충족해야 하는 시장이 열리는 것입니다.
삼성이 TSMC 공정을 활용하려는 배경은 이러한 고객 중심의 설계 변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자체 공정과 메모리를 결합하는 역량에 더해, 고객이 선택한 제조 기반에서도 제품을 완성하는 능력이 중요해졌습니다. 앞으로의 관건은 보도된 협력 방향이 실제 양산으로 이어지고, 삼성의 D램·적층 기술이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과 공급 일정으로 구현되는지에 있습니다.
참고자료
- 엔비디아 — NVHBM 구조와 공급사 공통 구현 방향
- 엔비디아 기술 블로그 — 컨트롤러·인터페이스 설계와 성능 지표.
- 삼성전자 — HBM4E의 1c D램·자체 4나노 베이스다이
- 로이터 — 서울경제를 인용한 TSMC 3나노 활용 보도
- 지디넷코리아 — 내부·TSMC 베이스다이 병행 추진 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