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공급 차질, 한국 정유사 운송비가 오르는 이유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이 공격받으면서 아람코의 유럽행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아시아로 향하는 원유는 오만 앞바다에서 환적 방식으로 공급되고 있지만, 유조선 운임은 기록적인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한국 정유사는 원유 구매와 운송비를 함께 관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송유관 피해가 수출 경로를 어떻게 바꿨고, 그 여파가 국내 정유사와 주유소 가격에 어떻게 전달될지 살펴봅니다.

동서 송유관 피해와 유럽행 원유 공급 차질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유전과 홍해 연안 얀부항을 잇는 동서 송유관이 무인기 공격을 받아 원유 수송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이 송유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원유를 수출하도록 마련한 주요 우회 경로입니다. 9월 17일 로이터는 송유관의 펌프장 세 곳이 피해를 입었으며, 공격 전에는 하루 400만~500만 배럴이 이곳을 통과했다고 전했습니다. 펌프장 가동이 중단되면 얀부항으로 보내는 물량도 줄어들어 선적 일정에 영향을 줍니다.

9월 18일에는 아람코가 유럽의 최소 두 정유사에 10월분 원유를 공급하지 못한다고 알렸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블룸버그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한 내용으로, 로이터는 이를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폴란드 정유사 오를렌은 부족한 물량을 메우기 위해 북해산 원유를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송유관 일부를 며칠 안에 재가동하고 전체 복구에는 5~6주가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유럽 정유사들은 대체 원유를 고를 때 원유의 성질과 정제 설비의 처리 조건도 고려해야 합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호르무즈 해협의 석유 통항량은 하루 평균 2,090만 배럴로, 전 세계 해상 석유 교역량의 약 4분의 1입니다. 중요한 우회 수단이 손상되면서 유럽의 원유 조달 경로를 조정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습니다.

오만 해상 환적과 아시아행 유조선 운임 급등

아람코는 홍해 쪽 수출이 줄어든 물량을 보완하기 위해 페르시아만의 라스 타누라항에서 원유를 출발시키고, 오만 소하르항 인근에서 다른 배로 옮겨 싣는 방식을 확대했습니다. 9월 18일 로이터에 따르면 9~10월 선적분으로 판매된 원유는 약 6,000만 배럴이며, 한국과 중국 정유사들이 주요 구매자에 포함됐습니다.

해상 환적은 원유를 실은 선박이 바다에서 다른 선박으로 화물을 넘기는 작업입니다. 사우디 측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뒤 원유를 인도하면 일부 구매 선박은 위험 구간에 진입하지 않고 물량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대신 환적 장소와 두 선박의 도착 시간을 맞춰야 하며, 대기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음 운송에 투입할 수 있는 선박이 줄어듭니다.

6,000만 배럴은 200만 배럴급 초대형 유조선 약 30회 선적분에 해당합니다. 여기에 중동 해역의 운항 위험까지 겹쳐 선박 확보 경쟁이 심해졌습니다. 로이터는 푸자이라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초대형 유조선의 10월 초 선적 운임이 월드스케일 800에 이르렀다고 전했습니다. 월드스케일은 항로별 기준 운임을 100으로 놓고 비교하는 지표입니다.

당시 원유 판매 확대 소식에 국제유가 선물은 하락했지만, 유조선 운임은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원유의 공급량과 운송 선박의 가용성이 서로 다른 속도로 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유사 원가와 국내 기름값의 연결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많은 원유를 수입합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인용한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한국의 원유 수입에서 중동산 비중은 70.2%, 사우디아라비아산 비중은 33.7%였습니다. 사우디산 원유의 인도 방식이 바뀌면 한국 정유사도 선박 일정, 운임 조건, 원유 도착 시점을 조정해야 합니다.

운송비가 총도입비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20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 한 척의 운임이 1,000만 달러 높아지는 경우, 배럴당 운송비는 5달러 증가합니다. 이 계산은 비용 부담의 크기를 보여주는 가정이며, 실제 부담 주체는 원유 매매계약과 운송계약에 따라 결정됩니다. 운임과 보험료를 구매자가 부담하는 계약이라면 같은 원유를 들여와도 지출이 커집니다.

정유사의 도입비와 소비자가 지불하는 주유소 가격 사이에는 정제와 유통 과정이 있습니다.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 원·달러 환율, 세금과 유통비의 영향을 함께 받습니다. 정유사가 기존 재고를 소진하고 새로 들여온 원유를 가공해 출하하는 과정에서도 가격 반영에 시차가 생깁니다. 앞으로는 송유관 복구 속도와 환적 진행 물량, 아시아행 선박 운임이 정유사 비용에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유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운송망 관리

이번 사태는 원유를 얼마나 생산하는지뿐 아니라 어떤 경로로 운송하는지도 공급 안정성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한국 정유사에는 원유 구매처를 다양하게 확보하는 일과 함께 선박 운항 일정과 운송비를 유연하게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해졌습니다. 동서 송유관 복구와 해상 운송 여건이 개선되면 원유 도입 과정의 비용 부담도 점차 완화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산지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설비 운용과 안정적인 운송계약 역시 공급망을 강화하는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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