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 원격운전 카셰어링, PV5가 고객에게 찾아오는 방식

기아가 판교에서 운전자가 타지 않은 PV5를 고객이 예약한 장소로 보내는 원격운전 카셰어링을 시작했습니다. 차량은 관제센터의 사람이 운전하고, 이용자는 전달받은 뒤 직접 운전합니다. 올해 연말까지 판교에서 시험하는 이 방식이 기존 카셰어링과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용과 안전성을 판단할 조건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판교에서 시작된 PV5 원격 배차
기아는 2026년 10월 16일 경기 판교에서 PV5 기반 원격운전 카셰어링 시범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실제 서비스 시작일은 하루 앞선 15일이며, 제2판교 테크노밸리 입주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진행됩니다. 투입 차량은 목적기반모빌리티(PBV)인 PV5 패신저 모델입니다. 기아는 이를 국내 첫 실제 카셰어링 서비스 환경의 원격운전 실증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용자는 전용 앱에서 차량을 예약하고 전달받을 위치를 지정합니다. 관제센터의 원격운전 담당자가 차에 탑승하지 않은 상태로 차량을 해당 위치까지 이동시키면, 이용자가 탑승해 직접 목적지까지 운전합니다. 반납 후에는 담당자가 빈 차를 차고지로 옮깁니다.
사업에는 기아 외에 에스유엠, 모비옵스, 한국도로교통공단이 참여합니다. 기아는 차량 공급과 프로젝트 총괄, 에스유엠은 기술 개발, 모비옵스는 서비스 운영을 맡고 공단은 법규 검토를 지원합니다.
경기도와 KT,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등도 협력 기관으로 사업을 지원합니다. 자동차와 원격운전 기술뿐 아니라 통신, 실제 서비스 운영, 법규 검토까지 함께 살펴야 하는 실험이라는 점에서 여러 주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과 다른 원격운전의 작동 방식
이번 모델에서 차 안에 없는 것은 운전자이지, 운전 행위 자체가 아닙니다. 원격운전 담당자는 4G·5G 통신망을 통해 관제센터에서 차량을 조향하고 주행을 제어합니다. 차량이 경로와 주행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는 완전자율주행과는 출발점이 다릅니다. 기존 차량과 통신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운전 인력을 계속 투입해야 합니다.
서비스 설계에서도 차이가 생깁니다. 종전의 고정 거점형 카셰어링은 대여자가 지정된 주차장으로 이동해 차를 찾아야 했습니다. 원격운전 방식은 차량 보관 장소와 고객이 차를 넘겨받는 위치를 분리합니다. 기업 임직원은 사무실 인근에서 차량을 받아 업무를 보고, 별도의 대여 거점을 다시 방문하지 않고 반납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차량의 주행 자동화가 아니라 예약 전후의 이동을 운영자가 담당한다는 점입니다. 이용자가 직접 운전하는 동안에는 원격 담당자가 그 차량을 계속 조작할 필요가 없으므로, 원격운전 인력의 업무는 차량 인도와 회수 시점에 집중됩니다.
기아는 앞서 제주 등에서 일반도로 원격운전을 시험한 바 있습니다. 이번 판교 시범사업에서는 이 기술을 실제 예약·이용·반납 과정에 연결해 운영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차량 전달과 회수가 바꾸는 운영비 구조
차량을 고객에게 가져다주는 만큼 차량이 이용객 없이 이동하는 시간도 발생합니다. 운영사는 전달·회수에 필요한 원격운전 시간, 빈 차 주행거리, 차량 회전율과 차고지 운영비를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예약이 한 지역에 집중되면 이동거리를 줄일 수 있지만 수요가 흩어지면 운전자와 차량의 대기시간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출근 직후 외근 수요가 몰리거나 회의 종료 시간에 반납이 집중된다면 필요한 원격운전 인력이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차고지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차량의 충전과 청소, 점검은 계속 관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객 편의 향상이 곧바로 사업자의 비용 절감으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원격운전 담당자 한 명이 하루에 몇 대의 차량을 순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 차량 한 대를 전달·회수하는 데 얼마가 드는지가 경제성을 가늠할 지표입니다. 다만 담당자가 관리하는 차량 수와 동시에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차량 수는 구별해야 합니다. 통신 지연이나 단절이 발생했을 때 차량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현장에 대응할 수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기아는 삼중 통신망, 원격운전 담당자 교육, 긴급 출동 체계를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2027년 상용화를 가를 관찰 지표
기아는 시범 서비스 기간 실제 이용 환경에서 안정성과 서비스 운영 가능성을 확인한 뒤, 2027년에 서비스 범위를 넓히며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현재는 기업 임직원 대상의 제한된 실증 단계입니다. 확대 여부를 판단하려면 차량이 원격으로 움직인다는 시연보다 예약부터 전달, 이용, 반납, 회수까지 이어지는 전체 과정의 기록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원격운전 담당자별 처리 차량 수와 시간, 전달·회수 건당 비용, 통신 장애의 빈도와 대응시간, 고객의 대기시간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수치들은 편의성과 안전성뿐 아니라 요금 경쟁력을 가늠하게 해줍니다. 차량 한 대가 하루에 몇 차례 예약을 처리하는지도 함께 보아야 운전 인력의 효율과 차량 활용률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도심 렌터카나 업무용 차량, 교통 접근성이 낮은 지역의 이동 지원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려면 각 지역의 도로 여건, 사업 허가, 보험·사고 책임 체계도 맞춰야 합니다. 10월 16일 공식 발표에는 차량 전달·회수의 평균 시간이나 비용, 통신 장애 발생률 같은 실증 결과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판교 실증의 가치는 원격조종이라는 기술 자체보다 이 운영 조건들이 실제 서비스에서 성립하는지 검증한다는 데 있습니다.
차량이 고객을 찾아오는 새로운 이용 경험
앞으로 카셰어링 이용자가 차량을 찾아 이동하는 대신 차량이 먼저 고객을 찾아오는 방식이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편리한 예약 화면 뒤에는 사람의 원격운전, 안정적인 통신, 빈 차량의 이동과 회수를 관리하는 일이 남습니다. 서비스가 정착하려면 차량이 약속된 때에 도착하고 안전하게 회수되는 경험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판교에서 쌓이는 운행 기록이 이 방식의 실용성을 보여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