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연료 확대, 세계가 다시 주목하는 이유

세계 바이오연료 생산이 다시 빠르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번 확대의 배경에는 탄소 감축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와 정책, 항공·해운 수요, 자국 산업 육성이 함께 자리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안보가 바이오연료를 다시 끌어올리다

바이오연료가 다시 주목받는 가장 큰 배경은 에너지 안보입니다. 채텀하우스는 2026년 걸프 지역의 에너지 공급 충격 이후 주요국이 수입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바이오연료 혼합 의무와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기관은 세계 바이오연료 생산이 2025년보다 2030년에 68%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바이오연료는 에탄올이나 바이오디젤을 기존 휘발유·경유와 혼합해 사용할 수 있어 새로운 동력 체계를 전면 구축하는 것보다 비교적 빠르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국제 유가가 오르거나 주요 수송로가 불안해질 때 국내에서 생산 가능한 연료의 비중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IEA 역시 바이오연료가 브라질,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서 석유 수입 의존도의 증가를 억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최근의 확대는 친환경 연료라는 의미를 넘어, 공급 충격에 대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에너지 안보 수단으로 바이오연료를 다시 평가하는 흐름과 연결됩니다. 특히 기존 정유·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정책 전환 속도를 높이는 요소입니다. 공급 위기가 장기화할수록 이런 실용적 장점은 더욱 부각될 수 있습니다.
출처: 채텀하우스 · 국제에너지기구(IEA)

정부 정책과 새로운 수요처가 시장을 키우다

바이오연료 시장이 커지는 두 번째 이유는 정부 정책이 실제 수요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IEA는 2030년까지 도로 부문의 바이오연료 수요 증가가 브라질, 인도네시아, 인도, 유럽, 캐나다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며, 강화되는 혼합 의무와 온실가스 감축 기준을 주요 배경으로 제시합니다. 발표되거나 개발 중인 정책이 모두 시행되는 가속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바이오연료 수요가 2030년에 기본 전망보다 30%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수요처도 도로 운송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IEA는 지속가능항공유 소비가 2024년 약 10억 리터에서 2030년 약 90억 리터로 늘고, 해운용 바이오디젤 수요도 같은 기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항공과 해운은 배터리만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분야여서 액체 저탄소 연료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여기에 옥수수, 사탕수수, 식물성 기름처럼 자국에서 조달할 수 있는 원료를 사용하면 농업과 연료 산업을 함께 지원할 수 있다는 경제적 유인도 생깁니다. 에너지·환경·산업 정책이 한 방향으로 맞물리면서 시장 확대를 밀어주는 구조입니다. 특히 연료 사용을 즉시 전기화하기 어려운 분야일수록 바이오연료에 대한 정책적 수요는 더 오래 유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출처: 국제에너지기구(IEA) Renewables 2025

확대 속도만큼 중요해지는 지속가능성

다만 바이오연료가 빠르게 늘어난다고 해서 그 자체로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원료가 식량 작물과 농경지를 두고 경쟁하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식량 안보와 산림 보전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채텀하우스는 2026년 이후 각국이 발표한 바이오연료 확대 정책이 시행될 경우 2030년까지 약 3,600만 헥타르의 추가 토지가 바이오연료 생산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FSC도 이 같은 확대가 작물과 토지 경쟁을 심화하고 산림과 생물다양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핵심은 생산량을 얼마나 빠르게 늘리느냐보다 어떤 원료와 방식으로 생산하느냐에 있습니다. 폐기물과 잔류물을 활용하는 연료, 식량 작물과의 경쟁을 줄이는 차세대 바이오연료, 생산부터 사용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따지는 기준이 함께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바이오연료가 에너지 안보의 단기적 해법으로 확대되더라도 지속가능성 기준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새로운 자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결국 확대의 속도와 지속가능성의 균형이 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출처: 채텀하우스 · 산림관리협의회(FSC)

바이오연료 확대를 바라봐야 할 기준

바이오연료 확대는 친환경 정책 하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석유 공급망 불안, 각국의 혼합 의무, 항공·해운의 탈탄소 수요, 자국 농업과 산업을 지원하려는 이해관계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생산 증가율뿐 아니라 어떤 원료를 사용하고 토지와 식량에 어떤 영향을 남기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장의 성장만큼 원료 구조의 변화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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