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장비, 국산 부품 양산 도입이 바꾸는 경쟁

중국 반도체 장비 산업에서 국산 부품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바뀌고 있습니다. 선전 반도체 전시회에서 후이촨기술은 올해 상반기 관련 주문이 140%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고객이 시험용 제품을 실제 장비에 확대 적용한 것이 주요 배경입니다. 부품 공급이 양산 단계로 이어지는 과정과 한국·일본 공급업체가 주목할 변화를 짚어봅니다.

시험용 제품에서 양산 장비로 확대되는 주문

10월 14일 중국 선전에서 ‘2026 대만구 반도체 산업 생태 박람회(완신전)’가 개막했습니다. 전시 현장을 취재한 상하이증권보는 장비와 부품을 자체 개발하는 일에서 나아가 생산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가 중국 업체들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전했습니다. 후이촨기술 관계자는 고객이 연속 가동의 안정성과 고장 복구, 제품 수명에 맞춘 부품 공급을 중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변화를 보여 주는 기업이 산업 자동화 업체 후이촨기술(汇川技术)입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반도체 사업 주문은 전년 동기보다 140% 증가했습니다. 기존 거래처가 시제품 검증을 마치고 제품을 대량 도입한 것이 증가의 주요 요인이었습니다. 실제로 반도체 장비용 정밀 운동제어 기술은 칩 선별기와 부착장비, 탐침 검사장비 등에 적용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2026년 8월 공개된 회사 반기보고서에도 반도체처럼 외국 브랜드 비중이 높았던 분야에서 주문이 빠르게 늘었다는 설명이 담겼습니다.

후이촨기술의 공급 분야는 장비를 움직이는 서보 구동장치와 정밀 제어 시스템입니다. 반도체 장비업체는 이러한 부품을 기계 구조와 제어 프로그램에 맞춰 평가한 뒤 양산 장비에 채택합니다.

정밀 제어 부품이 반도체 생산에 미치는 영향

반도체 장비의 성능은 웨이퍼를 가공하는 핵심 기술뿐 아니라 부품을 얼마나 정밀하게 움직이는지에도 좌우됩니다. 칩 선별기는 작은 반도체를 지정된 위치로 옮겨 분류하고, 칩 부착장비는 부품을 기판 위 정확한 자리에 놓아야 합니다. 이때 서보 모터와 제어기는 이동 거리·속도·가속도를 조절합니다. 위치 오차나 진동이 반복되면 검사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정렬 불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비 제조사가 새로운 제어 부품을 채택할 때는 부품 하나의 성능표만 확인하지 않습니다. 장비의 기계 구조와 제어 프로그램에 연결해 반복 동작을 시험하고, 정지·재가동 과정에서 위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후이촨기술은 전시회에서 정밀 운동제어뿐 아니라 공정 제어와 온도 제어를 결합한 기술을 소개했습니다. 공정 제어는 온도·압력·유량처럼 가공 조건을 유지하는 기능으로, 구동 제어와 함께 장비가 정해진 순서로 작동하도록 돕습니다. 이는 각 부품을 따로 공급하는 것을 넘어 장비 전체의 동작 조건에 맞추려는 접근입니다.

검증을 마친 제품이 양산 장비에 채택되면 같은 설계를 사용하는 후속 장비에도 적용될 여지가 생깁니다. 공급업체에는 성능뿐 아니라 납기와 교체 부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능력이 함께 요구됩니다.

실제 생산라인에 쌓이는 국산 장비의 적용 경험

중국 업체들의 양산 경험은 공급하는 제품의 종류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후이촨기술이 제어 부품의 주문 확대를 알린 반면,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중웨이(中微公司)는 실제 생산라인에 들어간 장비의 누적 적용 규모를 제시했습니다. 중웨이 측은 2026년 6월 말까지 공정 반응대 8,800개 이상이 국내외 220여 개 생산라인에서 양산에 사용됐다고 밝혔습니다. 회사 창립 기념행사에서 공개한 수치로, 신화망이 8월 보도했습니다. 반응대는 장비의 반응실 안에서 웨이퍼를 받치고 냉각·고정하는 장치입니다.

두 기업의 사례를 함께 살펴보면 고객 확보에 필요한 경험이 무엇인지 구체화됩니다. 장비 제조사는 생산 일정에 맞춰 부품을 조달해야 하고, 공정 조건을 변경할 때 제어 시스템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공급업체가 여러 고객의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새 장비 개발과 유지보수 과정에서 다시 선택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 과정에서는 첫 주문의 크기보다 기존 고객의 반복 구매, 장비별 적용 범위, 필요한 때 부품을 공급하는 역량이 중요합니다.

한국·일본 공급업체에 달라지는 경쟁 조건

중국 내 고객사의 선택이 중요한 이유는 장비 시장의 크기에도 있습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의 반도체 제조장비 구매액은 493억 달러였습니다. 같은 해 세계 장비 판매액 1,351억 달러의 약 36%입니다. 중국의 장비 제조사들이 현지 제어 부품과 시스템을 더 폭넓게 채택하면 한국·일본 공급업체도 구매 가격뿐 아니라 납품과 사후 지원을 함께 비교받게 됩니다.

가령 생산라인의 칩 선별기에 사용되는 구동장치가 고장 났을 때 가까운 공급업체가 대체 부품과 기술 지원을 신속하게 제공한다면 장비 정지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기존 공급업체는 오랜 운용 이력, 공정 적합성, 장비 제조사와 쌓아 온 설계 경험을 경쟁력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지 부품으로 바꾸려면 제어 프로그램 수정과 장비 재검증 비용도 고려해야 합니다. 공급업체가 공정 변경 시 기술자를 파견해 설정을 조정하고 생산 재개까지 지원하는지도 실제 구매 평가에 포함됩니다.

결국 공급업체 사이의 경쟁은 최초 구매가격만이 아니라 장비를 운용하는 전체 기간의 비용과 안정성을 둘러싸고 진행됩니다. 한국과 일본 기업의 실제 영향도 거래 제품의 정밀도, 고객사 인증 상태, 현장 지원 능력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개발 성과에서 실제 운용 실적으로

전시회에서 공개된 주문 증가와 생산라인 적용 실적은 중국 업체들이 고객의 실제 운용 경험을 경쟁의 근거로 내세우기 시작했음을 보여 줍니다. 이 변화의 성패는 새로운 제품 발표보다 생산 중단을 줄이고 필요한 부품을 제때 공급하는 과정에서 가려질 것입니다. 반도체 장비 시장을 살펴볼 때도 개발 성과와 함께 반복 발주와 현장 운영 실적을 함께 읽어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참고자료

  • 21세기경제보도 — 정밀 운동제어와 중국 반도체 공급망 변화(동방재부 재게시)
  • 후이촨기술 — 2026년 반기보고서
  • 신화망 — 중웨이의 2026년 6월 말 기준 양산 적용 실적
  • 중웨이 — 2025년 반기보고서, 반응대의 기술적 정의
  • SEMI — 2025년 세계 및 중국 반도체 제조장비 시장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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